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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연은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을 항상 하는 편이다. 사람을 좋아하고 친구들과의 관계를 제일 중요시 하는 재연은 매일 연락하지 않지만 여전히 연결되어있는 소중한 사람들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가은은 고등학교 졸업 전까지 매일 보던 친구지만, 졸업 후 2~3년동안 연락도 잘 닿지 않는 친구였다.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기도 하지만, MBTI가 단 한개도 같지 않는 매우 결이 다른 사람이다. 그럼에도 연결되어 있는 이 연결고리가 신기하여 인터뷰를 요청했다.
김가은은 내가 14살때 만난 친구이다.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똑같았던 나는 이미 알고 있는 친구들과만 지냈기에 새로 전학 온 김가은이 엄청 궁금했던 기억이 있다. 유난히 내성적이였던 나는 ^^ 그렇게 첫만남에 김밥을 뺏어먹었고 그 김밥 하나가 여기까지 왔다. 지금은... 나랑 정말 결이 다르지만 또 비슷하고 쿵짝이 잘맞는 어딘가 이상한 친구이다. 요즘은 나의 대나무숲이다. 시차 따위 우리의 연결고리를 막을 수 없다.
안녕하세요 이탈리아에 살고있는 23살 새내기 김가은입니다. 세계평화와 락의 부활을 바라고 있습니다. 조만간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커트 코베인의 부활 의식을 치를 예정입니다.
고등학생 때 생긴 장래 희망으로 인해 하고자 하는 목표가 확실한 편이었습니다. 해외 국제학교 학력으로 한국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하기를 몇 번 이고 실패하자 영어 의대 과정이 있는 국가들을 찾아보다 이탈리아에 오게 되었습니다. N수를 통한 몇 년간의 과정이 괴로웠으나 결과적으로 좋은 병원이 있는 학교로 오게 되어 기쁩니다.
이탈리아에 지인이 있지도 않고, 언어를 하지도 못하고, 유럽에 난생처음 가는 초행길을, 크리스마스가 있는 연말에 혼자 가게 된 것은 설렘보다 두려움이 더 컸습니다. 집을 구하지 못해 따뜻한 크리스마스 식사를 밖에서 바라만 보는 성냥팔이 소녀 꼴이 날 것만 같았습니다. 그러나 생각보다 주변에서 도움의 손길을 많이 내주어 집도, 친구도, 학업도 금세 쫓아갈 수 있습니다. 그때 도움을 준 사람들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입니다.
교수님들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운명인 것 같습니다. 썸을 교수님과 타는 것 같습니다. 오늘도 밀당중입니다.
이전엔 좁고 깊은 인간관계가 가장 좋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만도 않음을 최근에 실감하고 있습니다. 얇더라도 많이 모이면 거미줄처럼 나를 지탱해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 줄이 끊어진다 한들 나에게 큰 영향을 미치진 않습니다. 내가 사랑하지 않는것들은 날 상처입힐 수 없는 만큼 내가 사랑하는 것들은 너무나 큰 상처를 남깁니다.
재연을 처음 만난 건 제 인생 첫 새로운 환경에서의 과정입니다. 생에 첫 이사와 첫 전학이 한국에서 베트남으로의 큰 변화였는데, 그 과정에서 새로 만나게 된 친구였습니다. 어떠한 인상과 대화가 오갔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데 제가 싸 온 엄마표 김밥 계란 부침을 좋아해줬던것이 기억이 납니다. 김밥도둑입니다. 현재 재연은 제가 가장 편하게 대할 수 있는 친구입니다. '친하다' 라는 표현이 어색할 정도로 편해져 버려서 남들에게 보일 수 없는 날것의 모습을 편하게 드러낼 수 있는 친구입니다. 그만큼 재연도 저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안다고 생각하며, 내 정보가 너무 많기 때문에 절교는 불가능하고 오직 죽음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재연과 친해진 이유... 진짜 기억 안 나는데... 솔직히 몇 번 싸운 기억이 더 잘 남습니다. 내가 유치했던 적도, 재연이 유치했던 적도, 둘 다 유치했던 적도 있던 것 같습니다. 싸우면서 친해진다는 문장에는 동의 할 수 있지만 친해지고 보니 제법 싸웠더라, 에는 동의하는 편 입니다. 굳이 따져보자면 둘 다 그림 그리는 취미가 있었던것 같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과였던 재연이 미대에 가고 미대를 희망하던 제가 의대에 오게 되었습니다. 둘다 힘들고 불행합니다.
거리가 멀어지면 마음이 멀어진다는 말은 맞는 것 같습니다. 다만 얼마나 자주 연락하느냐에 그 관계를 유지 할 수 있느냐가 결정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진지한 이야기를 오래 나누는 사이보다 [뿡.] 같은 헛소리 문자 하나 남기고 시덥잖은 소리만 간간히 하는 게 오히려 더 편한 사이가 되는것 같습니다. 우리 사이에 읽씹은 상대에게 조금의 데미지조차 주지 않습니다.
10년 뒤에도 이렇게 살고 있지 않을까 싶지만... 인터넷이 있는 한 소통이 자유로우니 그런대로 잘 지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인생 마지막 문? 죽겠지 뭐... 종교가 없어 천국 지옥 같은 사후세계는 믿지 않습니다. 다만 유기체는 탄소로 이루어져있으니 우리가 죽고 나서 원소 단위로 분해 되어 흩어져도, 이 우주 공간 안에서는 다시 만나고 섞여 언젠가는 하나가 되는 날도 오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대한민국-이탈리아행 소요 시간은 25시간 13분, 거리는 8966km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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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연은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을 항상 하는 편이다. 사람을 좋아하고 친구들과의 관계를 제일 중요시 하는 재연은 매일 연락하지 않지만 여전히 연결되어있는 소중한 사람들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가은은 고등학교 졸업 전까지 매일 보던 친구지만, 졸업 후 2~3년동안 연락도 잘 닿지 않는 친구였다.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기도 하지만, MBTI가 단 한개도 같지 않는 매우 결이 다른 사람이다. 그럼에도 연결되어 있는 이 연결고리가 신기하여 인터뷰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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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은은 내가 14살때 만난 친구이다.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똑같았던 나는 이미 알고 있는 친구들과만 지냈기에 새로 전학 온 김가은이 엄청 궁금했던 기억이 있다. 유난히 내성적이였던 나는 ^^ 그렇게 첫만남에 김밥을 뺏어먹었고 그 김밥 하나가 여기까지 왔다. 지금은... 나랑 정말 결이 다르지만 또 비슷하고 쿵짝이 잘맞는 어딘가 이상한 친구이다. 요즘은 나의 대나무숲이다. 시차 따위 우리의 연결고리를 막을 수 없다.